하천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 알베르트 라이프 독일 프라이부르그대학 교수의 논문을 8월 30일부터 한국 언론들이 다루기 시작했다. 이 논문은 독일의 환경전문잡지 <크리티셰 외콜로기(Kritische Ökologie)> 10월호에도 실릴 예정이다. 소위 선진국 대열에 끼기 시작했다는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벌어지는 국가정책 이행방식의 허술함과 비민주성, 제도적 취약성을 아주 제대로 들켜 부끄러운 마음이 드는 가운데, 한국 4대강 문제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이러한 소중한 글을 써주심으로 해서 한국 시민들과 소통하고 4대강과 관련해 토론을 또 한 번 일으켜주신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근데 한국정부는 이런 외부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일는지? 토론하자, 과학적으로 조사하자, 비용편익분석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자국민의 얘기도 안 듣는 정권이 독일 학자 한 사람의 말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일까? 외국인의 말이라 오히려 열심히 들을까? 독일 말고 미국 학자 말은 더 임팩트가 있을까? 그 또한 웃기는 사대주의적인 행태일 터. 우리는 언제까지 정책 하나 철회시키려고 외국 권위자를 비장의 무기로 내세우는 전략을 고려해야만 하는 걸까.. 이러나저러나 자괴감만 든다.
게다가 독일 얘기를 하면 독일은 우리와 다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째서 다르다는 건지 이해가 가게 자세히 친절히 설명이나 좀 들어봤으면 한다. 한국 강은 뭐 특별해서 마구 준설해도 중금속과 유해물질에 오염된 침전물이 다시 강물로 부유하지 않는다는 건지? 한국 4대강의 습지와 범람원의 생태적 가치는 독일인들이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보와 댐을 철거하면서까지 되살리려고 애쓰는 습지 및 범람원의 생태적 가치보다 못하다는 얘긴지? 습지보호 조약인 람사르협약에 가입하고 2008년 총회 개최까지 해놓고 습지가 홍수를 일으키니 없애야된다는 심명필 4대강사업 본부장 얘기에 기가 막혔다. 그런 식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이니 소통하려는 시도 자체가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여하튼 간에 4대강 문제를 염려하는 분이라면, 죽지 않고 멀쩡히 살아있는 강을 왜 ‘살린다’고 호들갑이냐는 라이프 교수의 엄하고 예리한 지적을 잘 음미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정부는 귀를 틀어막고 있더라도 이런 글을 통해 4대강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대화와 토론과 집회에 참여하는 분이 한 분이라도 더 늘어나, 이 모든 노력에 하루라도 빨리 결실이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프레시안에 실린 라이프 교수의 논문 전문 및 그에 관한 기사(2010.8.30)를 링크 건다.
(노이)
[논문 전문] 4대강 사업이 한국 하천 환경에 미치는 문제점 하천 분야 세계적 전문가 라이프 교수, 4대강 사업 허구성 폭로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830144540§ion=03)
하천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 알베르트 라이프 독일(Albert Reif) 독일 프라이부르그대학 교수(식생학·서식환경학)가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다룬 논문 ‘4대강 사업이 대한민국 하천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용어상의 문제점’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독일의 환경전문잡지 <크리티셰 외콜로기(Kritische Ökologie)>… | 기사입력 2010-08-30 오후 2:58:04
獨 하천 전문가 “4대강 사업, ‘복원’도 ‘강 살리기’도 아니다” 독일 환경전문잡지 <크리티셰 외콜로기> 논문 기고 통해 허구성 지적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100830120220§ion=03)
라이프 교수는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인공 생태계가 등장할 것”이라며 이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논문 전문 보기) 라이프 교수는 먼저 “한국 정부는 강 흐름의 패턴과 하천 환경을 완전히 변경시키는 일을 가리켜 ‘복원’ 내지 ‘살리기’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4대강 사업은 강 ‘복원’도, ‘강 살리기’도 될 수 없다”고 지적… | 기사입력 2010-08-30 오후 12:0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