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6, 2011

(우리의 글) 배워봅시다 ! - 보 건설 후 지하수위와 하천수위

보를 건설한 후 지하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요?

사실 지하수면의 변동이란 그림을 안보고는 이해하기가 좀 어렵죠. 그래서 여기에 좀 풀어써봤습니다. 제가 원하는 바가 담긴 그림을 구글에서 찾지 못하였기에 그냥 옛날에 제가 공부하던 책을 꺼내 스캔 떠버렸습니다. 화면상태가 구차한 점은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의 그림은 우기와 건기의 지하수면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한색 부분이 지하수인데 그 왼쪽 끝쪽에 위치한 하천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유심히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수면은 하천수면과 손을 잡듯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건기에 하천수면이 떨어지면 지하수면도 떨어집니다.

이 그림은 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건기에 우물이 마르는 이치가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지요. 뿐만 아니라 산지의 경사면에서 퐁퐁 샘솟는 샘도 건기가 되어 말라버리는 것이 보여집니다. 그리고 지하수면이 지표보다 아래에 형성되어 어떤 물매로 지표수와 연결되는 지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높은 지대에 위치한 지천이 건기에 마르는 것도 이젠 쉽게 이해가 되죠? 아주 유심히 보신 분은 우물근처의 지표수면이 약간 내려가 있는 것을 알아차리셨을 것입니다. 즉 우물에서도 물을 많이 꺼내면 지하수면에 영향을 줍니다.

다음 그림은 보가 설치된 후의 지하수면 변동입니다. 일단 보가 설치되면 처음 몇 년간 지표수위는 늘 우기 때 처럼 수위가 늘 높은 곳에 머무르게 됩니다.

보가 설치되어 강물을 막아 수위가 높아지면 그 일대 지하수면은 처음에는 늘 높은 상태에 머무르게 됩니다. 그런데 의아스럽게도 몇 년이 지나면 지하수면이 차츰차츰 떨어지게 됩니다. 헨박사님 말씀으로는 보 건설 후 8년이면 이미 이런 현상을 돌이킬 수 없게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떨어진 지하수면은 우기가 되어도 위로 예전만큼 다시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하수면은 위 아래로 오르내리던 변동폭을 상실하게 되고 평균적으로 예전보다 아래 지점에 머무르게 됩니다.

지하수면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하천수와 지하수가 보를 설치하며 만들어지는 제방 때문에 그 연계성이 끊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또 보로 막힌 부분의 강바닥에 불투수층이 형성되어 강물이 지하수로 스며드는 것도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홍수가 나면 강에서 불어난 물을 지하수로 넘길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하면 강변의 땅이 강의 불어난 물을 흡수해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강의 홍수위가 더 높아지는 위험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하수면이 내려가서 홍수 시 불리해집니다.

질문 있으면 해주셔요. 같이 연구해봅시다.

문:

이해가 잘 되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잘 이해가 안 되던 부분 하나 질문해도 되죠? 저는 강바닥 준설로 강이 깊어져서 홍수위가 내려간다는 말이 이해가 잘 안 돼요. 강이 깊어졌으면 수심도 같이 높아진거 아닌가요? 만약에 수면의 위치가 준설하기 전과 같은 곳에 있다면 준설해서 강이 깊을때에는 가두고 있는 물의 양이 더 많더라도 강이 깊어서 수위는 더 높을 것 같은데요. 홍수위란 강바닥에서부터 깊이를 재는게 아닌가요? 홍수위의 정의가 정확히 무엇이죠?

답:

수위는 강바닥에서부터 재는 것이 아니고 산의 고도처럼 해면을 기준으로 그 높이를 재는 거에요. 제가 본 기억으로는 상류의 수위가 하류의 수위보다 더 높았거든요. 그러니까 수위는 수심하고는 다른 거죠.

문:

해면을 기준으로 높이를 재는 거군요. 그래도 이해가 안 되는건 홍수위가 낮다는 건 홍수가 더 낮은 높이에서 일어난다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홍수가 더 쉽게 일어난다는 말 같은데…

답:

아하- 이제 질문을 이해했어요.

홍수위란 홍수시의 수위입니다. 여기서 홍수라 물이 넘쳐서 물난리가 났다는 뜻이 아니라 강물이 불어났다는 뜻이에요.

하천의 수위는 크게 5개로 나누어 지칭해요. 갈수위, 평수위, 풍수위, 홍수위 그리고 평균수위라고 해요.

평균수위는 말 그대로 하천의 수위를 매일매일 측정한 다음 그것의 365일 동안의 총합을 평균낸 것이에요. 그런데 이 총합은 평상시 수위와 차이가 있어요. 왜냐면 예를 들어 일년 내내 수위가 5근처를 왔다 갔다 하다가 한번 큰 홍수로 열흘 정도 수위가 30으로 뛰어오르면 이 증가분이 평균값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수위가 평소에 5에 머물렀는데 평균값에서 6이나 7로 나올 수 있잖아요. 실제로 우리나라 강은 하상계수가 커서 홍수시 수위가 급상승하기 때문에 단 며칠동안의 그 값이 평균값에 영향을 많이 미쳐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강은 다음과 같이 갈수위, 평수위, 풍수위, 홍수위 하고 나눕니다.

갈수위란 일년동안 수위를 재었을 때 수위가 가장 낮았을 때의 10일 동안 측정된 값이에요. 홍수위란 일년동안의 측정값에서 가장 수위가 높았을 때 10일 동안 보여주는 값이에요. 그러니까 홍수가 났을 때 강물의 수위에요.

준설을 하여 홍수위를 낮춘다는 말은 물그릇을 키웠기 때문에 강이 담아낼 수 있는 물의 양이 많아져서 상대적으로 수위가 떨어진다는 말이에요.

예를 들어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물을 그대로 하수도로 흘려보낸다고 생각해 보셔요. 하수도관의 직경이 5cm인 경우와 하수도관의 직경이 10cm인 경우를 떠 올려 보셔요. 관 속에서 흘러가는 물의 깊이가 어느 쪽이 더 높고 어느 쪽이 더 낮을지 연상이 되죠?

문:

근데 지하수위가 처음에 올라가 있어도 홍수가 나면 그 일대에서 물을 흡수해내지 못해서 불리하고, 8년이 지나서 지하수위가 내려가도 흡수가 불리하다는 말씀이시죠?

둘째는 그 흡수를 누가 못한다는건가요? 범람원이요 아님 강 자체요?

답:

거야 물론 범람원이 물을 흡수하는 거지요,

토양은 물을 머금는 능력이 있어요. 물의 흡착성 때문에 토양 알갱이 사이사이에 들어가면 쉽게 나오지 않고 거기에 붙어서 눌러 않아요. 식물의 뿌리는 그러니까 그 토양 알갱이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물을 빨아들이는 거고요. 비교하자면 마치 담요자락 한쪽 끝을 물에 담그면 젖은 부분이 퍼져가듯 범람원에서 강에 가까운 땅일 수록 강물을 더 많이 흡수하죠.

문:

그러면 4대강 공사를 하면서 가장 큰 문제점은 강의 직선화 보다도 범람원이 없어지는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가요? 4대강 공사의 가장 큰 문제점 3가지를 집어서 말한다면?

답:

원인을 중심으로 본다면 범람원이 없어지는 것, 강이 직강화되는 것, 보가 설치되는 거 등등이 되겠짐만 결과를 중심으로 본다면

-범람원이 줄어들고 강이 직강화되어 홍수 위험이 커진다. -준설로 인해 강의 침식력이 증대되어 기존의 침식-퇴적의 균형이 깨지고 그 결과 역행침식 등의 위험한 부작용이 발생한다. -공사 과정에서 교란된 생태계가 공사가 끝난 후에도 보나 준설 등으로 자연 환경자체가 바뀌었기 때문에 원상태로의 회복이 어렵다. 수서 생물이 줄어든다는 것은 결국 수질오염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3개 정도 되겠지요.

문:

그리고 또 한가지, 둔치가 바로 범람원인가요?

답:

아니요, 둔치는 범람원과 달라요. 강의 제방 꼭대기를 기점으로 거기서 강의 물과 만나는 곳의 땅이 둔치에요. 범람원은 반대로 제방의 바깥쪽 땅을 말합니다.

자연상태의 강에선 제방에서 강물까지의 거리가 좀 있었죠. 지금 유럽의 도시를 관통하는 하천들은 이런 둔치가 다 사라진 강입니다. 그래서 저도 첨엔 유럽의 강은 다 그렇게 생긴 줄 알았었다죠. 그래서 둔치에 해당하는 Vorland란 말을 처음 접하고 혼자서 “역시 독일 강에도 둔치가 있기는 있구나” 하고 끄떡거렸어요.

각설하고 둔치의 그림입니다.

이 공간은 자연상태에서도 존재해요. 단지 한국은 이 장소를 강변공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변형시킵니다. 그러니까 테라스 형태로 만들어요. 88올림픽 직전에 한강 개발 사업하고 유람선 띄었잖아요? 그때 한강변에 이런 둔치를 만들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자연둔치에서 인공둔치로 바꾸었어요. 그리고 당시에는 이를 ‘한강 고수부지’라고 불렀죠. 그런데 그 ‘고수부지’가 일본에서 온 말이라 요즘엔 대신 ‘둔치’라고 하는 순우리말을 사용하는 거에요. ‘일본말’이 나온 김에 하는 말인데 하천 공사에서 사용하는 많은 용어가 일본어에요. 예를 들면 ‘낙차공’, 이거 일본말이에요. 그러니까 보통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렵죠.

다음 사진은 하천공사로 조성하는 인공둔치의 대표적인 사진들이에요.

문:

질문이 많습니다.

보를 설치한 후 몇년이 지나면 지하수위가 내려가는 게 의아하다고 하셨죠? 그럼 보 설치후 지하수위 하강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다 밝혀지지 못한 건가요?

8년이 지나면 돌이킬 수 없다면, 8년 이전에 만든 보 근처의 지하수는 이미 다 내려가있다는 말로 이해해도 되나요?

불투수층 형성이 하나의 원인이라는 것은 이해했습니다. 3번째 그림에서 ‘보 바닥’은 보로 가둬둔 보 상류부분의 바닥을 말하는 것이지요?

하천수와 지하수의 단절이라 하고 화살표가 강과 강변 사이에 제방에 가 있는데요, 보로 물을 막아도 제방을 치지 않으면 강물은 강변쪽으로는 흡수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쪽으로도 불투수층이 형성되는건가요?

답:

보 설치 후 지하수위 하강의 원인은 베교수님과 헨박사님이 늘 말씀하시는대로 강과 범람원의 단절 때문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의아하다고 말한 것은 제 스스로가 의아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거 정말 의외죠? ‘하고 독자에게 우회적인 동의를 구하는 표현이었습니다. 혼란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는 인간이 자연의 모든 현상을 과학의 이름으로 다 밝혀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하수위가 하강한다는 현상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 사실이고 그 원인에 강과 범람원의 단절 이외에도 또 다른 변수들이 작용하는 지에 대하여까지 다 알지 못합니다. 만약 그 원인을 새로이 또 찾아낸다면 그걸로 박사논문 쓰겠지요. ㅎㅎ

그 8년이라는 수치도 토양성분과 분명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하수위가 내려갔다는 것을 알려면 보를 건설하기 이전 그 지역의 지하수위 측정이 되어있어야 되는데 한국의 경우 지하수위 측정소가 어디에 어느 정도 분포가 되어있는지, 그리고 어느 측정소가 언제부터 가동되었는지 제가 잘 몰라서 한국의 댐 주변 지하수위 변동폭에 대하여 제가 감히 단정지어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보와 지하수위의 관계에 대해 언급을 하는 한국 교수님들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한국에서는 이런 연구가 아직까지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짐작할 뿐입니다. 하여튼 헨박사님 말로는 보 건설 후 2-3년 부터 조짐이 보여서 8년 정도면 현저해진다고 하셨습니다.

3번째 그림에서 ‘보 바닥’은 보로 가둬둔 보 상류부분의 바닥을 말하는 것이 맡습니다.

그리고 보로 물을 막아도 제방을 치지 않으면 강물이 강변 쪽으로 흡수되지요. 그러니까 비버의 댐은 전혀 자연에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4대강 보 같이 큰규모의 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강변에 제방을 치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압 등의 문제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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