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진을 찍으러 뮌헨 시내에 나갔다가 희안한 자동차를 보았다.

곰젤리를 다닥다닥 붙인 벤츠가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뒷창에는 올여름에 내가 답사 갔던 “뮌스터 조각전”이라고 쓰여 있었다. 10년에 한번 돌아오는 국제 조각축제의 일원인 모양인데,내가 갔을 때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이다.

공부방에 올리는 “유럽 미술&건축 순례”에 나중에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올해의 “뮌스터 조각전”의 성향은 사회적인 성격이짙었다. 많은 예술가들은 시간을 두고 변천하거나 움직이는 작품을 통해 사회를 향한 경고와 고발을 표현하였다. 조각품이라는3차원에 시간이라는 요소가 더하여 4차원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곤 하였는데, 이 자동차는 그런 점에서 어떤 의미를 띌까?(나중에 조사해서 알려드리겠음.)

자동차의 주위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 중에서 유난히 오래 포즈를 잡으며 계속해서 사진을 찍어대는 남자들이 눈에거슬렸다. 나는 벤츠의 별을 찍고 싶어서 한참을 기다렸다. 남자는 그 별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고 이 각도 저 각도를 향해 포즈를잡았다.

지가 저 자동차 전세 냈나?내가 기다리는 거 안 보이나? 왜 저렇게 공중도덕이 없을까? 저 사람의 영혼은 왜 저렇게 각박할까?

나는 참다 못해 가시 돋힌 목소리를 냈다

“저도 1초만 사진 찍어도 될까요?”
“아 예, 물론이죠. 찍으시죠.”

그는 공손하게 자리를 비켰고 나는 복수하는 심정으로 여유 있게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돌아서면서 얼핏 보니 그 남자가 자동차의 문을 열고 무엇을 꺼내고 넣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아이쿠, 지가 전세 낸 거 맞구나. 내 영혼은 왜 이렇게 각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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