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서 가까운 역전 광장은 동네 노숙자들과 마약이나 알콜하는 사람들이 진을 치는 곳이다. 하루는 지나가다가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보니

웬 장정이고래고래 소리지르며 땅바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그 주위에는 경찰 네 명이서 그 사람 하나를 당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었다. 마구잡이로 반항하는사람을 때리지 않고 묶어서 차에 싣는 일이 어려운 일이라는 걸 난 그때 처음 알았다. 한참의 싱강이 끝에 경찰은 결국 머리에담요를 씌워서 덮쳐 누르고 손발을 겨우 묶었다.

그 옆에는 구급차도 한 대 서 있었다. 금발을 허리까지 기른 호리호리한 몸매가 벤치에 앉아 응급치료를 받고 있었다.눈부시게 하얀 붕대로 머리와 팔을 칭칭 감고서 동정을 구하듯 입을 삐죽이며 유난히 처량한 표정을 지었다.

경찰 넷이서 손발 묶인 사람을 들어 차에 실으려는 순간 그 사람이 다시 한번 난폭하게 버둥댔다. 그 바람에 머리에 씌워졌던 담요가 벗겨졌다. 어? 짧은 머리에 목소리도걸걸하고 덩치가 떡대같은 그 사람은 여자였다. 나는 순간적으로 벤치에 앉은 사람을 다시한번 보았다. 긴 금발에 호리호리한 사람은 남자였다.

나는 걸어가면서 혼자서 쿡쿡 웃었다. 덩치 좋은 남자가 가냘픈 여자를 때렸다면 내 입에서 욕이 나왔겠지만 덩치 좋은 여자가가냘픈 남자를 때렸다니 같은 입에서 쿡쿡 웃음이 나왔다. 불공평하구만. 남자가 봐도 웃을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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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역전 광장에는 분수와 벤치가 있고 가끔 장이 서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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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와 마약이나 알콜하는 사람들과 비둘기떼의 쉼터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