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춤 추면서 남편이 미울 때가 있다. 그가 춤을 못 춰서 파트너인 나까지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 때다.

남편도 그럴지도 모른다.가끔 춤 추다가 버럭 화를 내는 것을 보면 그런 것 같다. 둘의 합작으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스포츠댄스는 부부생활의 갈등을 그대로 반영한다.

한번은 자기가 리드를 티미하게 해놓고 나한테 화풀이를 하길래 나는 이 사람이 지금 왜 그럴까, 어떤 심리에서 이런 행동이 나오나하고 혼자서 생각에 잠겼다. 몸으론 춤을 추고 머리론 상상의 나래를 펴서 소설이 무르익을 무렵에 나는 정신이 들었다. 남자는사고방식이 아주 단순하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내가 지금 춤 추면서 혼자 쓴 소설이랑 남자가 진짜로 생각한 것을 비교해보면 참으로재미있는 글이 나올 것 같았다.

집에 돌아가면서 당신 오늘 춤 추면서 무슨 생각을 했느냐고 살살 꼬셔서 물어봤다. 남편은 뚱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생각? 무슨 생각?”
“아까 춤 추면서 난 당신이 이런 생각을 했으리라고 짐작했는데 어쩌면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남편이 갑자기 큰 소리를 냈다.
“난 춤 출 때 아무 생각도 안 해. 당신은 춤 추면서 딴 생각도 하는 거야?”
“어머, 춤 추면서 어떻게 아무 생각도 안 할 수가 있어? 심심하게? (아으, 이 남자는 생각이 단순한 게 아니라 아예 생각이 없는 거구나!)”
“당신이 그러니까 우리가 춤을 못 추는 거야. 춤 출 땐 춤에만 집중을 해야지.”
“올랄라? 여자가 집중해도 남자가 리드를 못하면 무슨 소용이람?”
“남자는 줄기, 여자는 꽃이야. 줄기만 꼿꼿하면 뭐해? 꽃이 미운 걸.”
“줄기가 꾸부정해서 꽃이 활짝 필 수가 없다니까 그러네?”

이렇게 티격태격한 얘기를 글로 써야지 구상하다가 깜짝 놀랐다. 난 이미 몇 년 전에 거의 똑같은 글을 썼지 않은가? 정말 거기서한 발짝도 달라지지 않았다니? 늘 같은 소재로 아웅다웅하며, 그것도 사는 재미라고 사랑스런 마음으로 키득거리는 내 인생이 갑자기 허무하게 느껴졌다. 정말이런 게 사는 재민가? 하루살이가 오후에 죽으나 저녁에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법륜 스님의 말씀이 실감나는 밤…


남자는 액자, 여자는 그림

(이 글은 3년 전인 2005년에 독일어로 쓴 글입니다. 나중에 한국어로 번역했기 때문에 문장이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일부러 직역했는데도 원어의 뉴앙스가 잘 살지 않는군요. 가능하신 분들은 독일어로 읽으세요.)

일요일 저녁 댄스파티의 시작은 완벽했다. 댄스학원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휴가에서 푹 쉬고 돌아온 나는 음악과 춤이 있는 관능적인시간을 갈망하였다. 댄스학원에 발을 들이는 순간 내가 처음 듣는 음악이 들려왔다. 나는 허둥지둥 신발을 갈아 신고 플로어로달려갔다. 휴, 다행이었다. 그 아름다운 음악은 아직도 울리고 있었다. 내가 여태 듣지 못했던 이 음악은 듣기만 좋은 것이아니라 춤을 추기에도 좋았다. 남편과 나는 무난하게 우리의 스텝을 찾아나갔다.

댄스학원으로 오면서 우리는 4주의 방학기간을 보낸 후인 지금 스텝을 몇 개나 기억하고 있을까하고 궁금해하는 대화를 했었다.댄스를 3년이나 배웠지만 말이다. 댄스를 배운다는 것은 참 독특한 과정(프로세스)이다. 새로운 데이타를 인지하고 뇌에 입력하는 과정이 내가 일생 동안 배워야 했던 다른 것들과는 판이하게 진행된다. 분석적, 지능적인 방법으로는 춤을 배울 수 없다. 그러나어떡하랴? 우리가 우리의 순발력과 자연스러운 육체감각을 잃어버린 이 마당에 (그것밖에는 방법이 없지 않은가)?

바바라가 그날 저녁에 트는 음악은 환상적이었다. 전부 새롭고 아름다웠다. 나의 모든 집중력을 음악에 바치면서 나는 나의 팔다리를 그냥거기에 맞추었다. 어라, 마치 기름을 친 듯이 잘 되었다. 어쩌면 항상 이래야 되는 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람은 음악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서 춤을 추는 건지도 모른다. 여태까지 나는 반대로 생각했었다. 댄스음악은 춤을 추기 위한 박자에 불과하다고.어쩜 나는 지금 이런 종류의 음악을 이해하는 도중일지도 모른다. 내가 여태까지, 전댄스시대(댄스를 하기 이전의 시대)에, 유치한 유행가와 행진곡의 짬뽕이라고 무시했던 댄스음악을.

애정에 가득 찬 눈으로 나는 남편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가 나와 춤을 춘다는 사실에 감사하였다. 나를 받쳐주는 그가 없으면 나는 뭐란 말인가? 물감 묻은 한낱 화선지. 액자가 있음으로 인해 비로소 나는 그림이 되는 것이다. 우리 둘이 함께 함으로써 우리는 미술작품이 되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는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아름다운 그림인 내가 조악한 액자로 인해 나의 상품가치를떨어뜨린다는 식의 불평을.

오예, 이 결심을 나는 앞으로 우리 부부생활에도 적용해야지. 나는 앞으로는 그의 표면에 있는 작은 흠집을 긁어대기 보다는 그가내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기뻐할 것이다. 나는 항상 기억할 것이다. 내가, 소박한 그림인 내가 역시 소박한 액자인 그로인해서 고상한 작품으로 승화했다는 사실을.

다음 음악은 근사한 삼바 음악이었다. 삼바를 우리는 유난히 뻣뻣하게 춘다. 그리고 볼타에서 남편은 항상 스텝을 너무 빨리밟는다. 그러나 상관없다. 멋진 음악에 맞춰 우리는 하나의 예쁜 미술작품을 만들어 낼 것이다. 허점이 있어도 괜찮은. 오,마음을 너그럽게 먹으니 인생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갑자기 나는 꿈에서 (현실로) 내동댕이쳐졌다. 나를 감히, 이런 기분 속에 있는 나를 감히 방해할 배짱을 가진 인간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물론 내 남편이다. 그는 내가 볼타를 너무 천천히 춘다고, 내가 자전거를 탈 때와 같은 짓을 한다고 내게 큰 소리로 야단을 쳤다. 오, 자전거 타기. 거기에 대해서 우리는 이십 년 전부터 싸우는 중이다. 최근의 싸움은 일 주일 전에 휴가 가서 있었다. 나를 자극하는 주제에 달해서 나는 그를 당장에 자극하였다. (자극은) 물론 성공이었다. 우리는 오래 결혼한 사이이므로. 그는 플로어 위에서 내게 고함을 질렀다. 이런 얼간이(멍청하게 뭐든지 다 밟아 망가뜨리는 짐승), 이런 개똥 액자! 잔뜩 화가 나서우리는 댄스학원을 뛰쳐나왔다.

그 다음 며칠 동안 나는 자기연민에 빠져들었다. 숨결처럼 섬세하고 부드러운, 명상하는 수묵화인 내가 치보(커피 체인점)나알디(싸구려 식품점)에서 파는, 조잡하게 도금된 로코코 모조품 액자에 갖혀 있다니. 내가 없으면 넌 뭐냐? 깨진 창문틀이지! 카파(빨간 천) 없는 투우사는 뭐냐? 죽은 파파(아빠, 남자라는 뜻. 카파와 운을 맞추려고)지! 그것도 소 뿔에 꿰어 죽은.

그러나 오래 틀어질 시간이 없었다. 다음 주 목요일엔 댄스교습이 있기 때문이었다. 댄스 교습시간은 우리에게 성스럽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직업적, 개인적인 모든 약속을 월요일에서 수요일 사이에, 그리고 금요일에서 토요일 사이로 잡고 있다. 우리는우리의 싸움을 그 스케줄에 맞춰서 끝냈다. 우리에게 부부싸움은 어차피 하나의 예식일 뿐이다. 그 예식절차를 우리는 눈을 감고도, 전진 후진으로 암송할 수 있다.

이제 플로어에서 나는 나의 액자를 보고 기뻐한다. 바우하우스풍의 고상한 액자, 유행을 타지 않으며 여러 문화를 동시에 소화하는액자, 빛바랜 수묵화를 최선으로 띄어주는 액자. 그는 아름답다. 앞으로 나이를 먹어 세월의 녹이 앉으면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녹이 슬면 우리는 진짜 미술작품처럼 보일 것이다. 아니, 그렇게 되면 우린 진정한 미술작품이 될 것이다. 함께 녹이 슨다는 것은 심오한 예술(기술)이기 때문이다.


Die Tanzparty am Sonntag fing perfekt an. Nach langer Sommerpause undgut ausgeruht aus dem Urlaub zurück, sehnte ich mich nach sinnlichenStunden mit Musik und Tanz. Beim Betreten in das Circulo vernahm icheine Musik, die ich nicht kannte. Voller Hast zog ich die Schuhe um undrannte zur Tanzfläche. Gott sei dank, die wunderschöne Musik lief noch.Diese unbekannte Musik hörte sich nicht nur gut an, sie tanzte sichauch gut. Mein Mann und ich hatten kein Problem, unsere Schritte zufinden.

Auf dem Weg zum Circulo waren wir gespannt, wie viele Tanzschritte wirnoch beherrschen könnten nach vier Wochen Pause, und dies nach dreiJahren Lernen. Tanzen-Lernen ist ein recht eigenartiger Prozess. DasErfassen und Speichern der neuen Daten ins Gehirn funktioniert andersals bei vielen Dingen, die ich im Leben lernen musste. Analytisch undintellektuell kann man das Tanzen nicht gut lernen, aber was bleibteinem übrig, wenn man seine Spontanität und natürliche Körperlichkeitverloren hat?

Die Musik, die Barbara an dem Abend auflegte, war fantastisch. Lauterneue und wunderschöne Musik. Meine ganze Aufmerksamkeit der Musikwidmend ließ ich meine Glieder einfach dazu laufen. Siehe da, der Tanzklappte wie geölt. Vielleicht sollte es so sein. Vielleicht tanzt man,um die Musik besser zu begreifen. Bisher dachte ich umgekehrt, Musiksei nur der Takt-Geber zum Tanzen. Vielleicht war ich gerade dabei,diese Musik zu verstehen. Die Musik, die ich früher, in der Epoche vordem Tanzen, als eine Mischung aus Schnulze und Marschmusik abgetanhatte.

Voller Zärtlichkeit blickte ich zu meinem Mann hinüber. Ich war ihmdankbar, dass er mit mir tanzt. Was wäre ich ohne ihn, ohne den Rahmen?Nur ein Fetzen angepinselten Reispapiers. Erst durch den Rahmen bin ichein Gemälde, nur gemeinsam sind wir ein Kunstwerk. Ich werde mich niebeschweren, dass ich, ein schönes Bild, durch den plumpen Rahmen anWert verlieren würde.

Oh ja, das soll auch für das Eheleben gelten. Ich werde mich über seinDasein an meiner Seite freuen, anstatt an den kleinen Dellen auf seinerOberfläche zu klatzen. Ich will mich ständig erinnern, dass ich, einschlichtes Bild, durch einen ebenso schlichten Rahmen veredelt wordenbin.

Nun kam eine tolle Musik für Samba. Samba tanzen wir besonders hölzernund bei den Voltas läuft mein Mann viel zu früh los. Das macht nichts.Zu dieser schönen Musik werden wir zusammen ein nettes Kunstwerkabgeben, gerne mit Markel. Oh, das Leben ist schön, wenn man gelassenist.

Plötzlich wurde ich aus dem Traum gerissen. Wer wagte es, mich geradein dieser Stimmung lauthals zu tadeln? Natürlich mein Mann. Er belehrtemich, dass ich bei den Voltas viel zu langsam laufe, genau so wie beimFahrradfahren. Oh, das Fahrradfahren. Darüber streiten wir seit zwanzigJahren und zuletzt vor einer Woche im Urlaub. Beim Reizthema angelangtreizte ich ihn sofort zurück. Das klappte gut, denn wir sind langeverheiratet. Er schrie mich auf der Tanzfläche an. So ein Trampeltier.So ein Scheißrahmen. Voller Groll verließen wir das Circulo.

Die nächsten Tage verfiel ich in Selbstmitleid. Ich eine hauchzarte,philosophierende Tuschmalerei, verrahmt von einer grobschlächtigvergoldeten Rokoko-Imitation von Tchibo oder Aldi! Was bist du dennohne mich? Ohne Bild bist du nur ein kaputtes Fenster! Was ist einTorero ohne Kappa? Ein toter Papa, vom Stier aufgespießt!

Wir hatten aber nicht viel Zeit zu schmollen. Am Donnerstag ist unsereTanzstunde. Die ist uns heilig. Seit langem legen wir unsereberuflichen und privaten Termine zwischen Montag und Mittwoch undzwischen Freitag und Samstag. Wir erledigten unseren Streittermingerecht. Ehestreit ist ohnehin ein Ritual, dessen Vorgang wirvorwärts und rückwärts mit geschlossenen Augen aufsagen können.

Auf der Tanzfläche freue ich mich jedesmal über meinen edlen Rahmen imBauhausstil, zeitlos und kulturübergreifend, eine blasse Tuschmalereibestens hervorhebend. Er ist schön und wird mit dem Alter immer schönerwerden, wenn die Patina sich ansetzt. Mit der Patina werden wiraussehen wie ein echtes Kunstwerk. Nein, wir sind dann ein echtesKunstwerk. Denn gemeinsam zu patinieren ist eine hohe Kunst.


September 2005, geschrieben von Hea-Jee für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