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번역연대의 이름으로 여러 분들에게 메일을 보냈어요. 메일은 늘 들어가는 것이 아니더군요.

혹시 저의 메일을 받지 못하셨더라도 아래 글을 읽어보시고 마음이 동하시는 분들은 제 메일을 받으신 걸로 생각해주세요. 제게 귀엣말 남겨주시면 제가 아주 기쁠 거에요.



안녕하세요?

독일 뮌헨에서 임혜지가 드립니다. 독일은 벌써 가을이어요. 밤이 되면 발이 시려워서 전 어제 따끈한 물주머리를 안고 잤답니다.

사대강사업과 관련하여 속지 않으려면 아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독일의 자료를 번역하기 시작한 지 벌써 넉달 째 되는군요. 제가 제 블로그에 부탁 공고를 올리자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셨고, 님도 그 중의 한 분이십니다.

제가 드리는 이 단체메일을 받으시는 분 중에는 이미 저와 함께 번역연대에서 열심히 번역하며 화기애애 장난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한두 번 들어오셨다가 너무 썰렁한 분위기에 다시는 발길을 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어쩌면 제게 함께하겠다고 연락을 하셨는데 제가 보내드린 카페 초대장이 스펨으로 분류되어 받아보지도 못한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실지로 그런 일이 있었답니다.

번역연대 카페를 만들어놓은 초반에 새로 들어오시는 소중한 분들을 제가 따스하게 맞이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있습니다. 그때 마침 제가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추진하느라고 정신을 차릴 수 없도록 바빠서 사람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또한 사람은 좋아하지만 조직 꾸미는 일을 꺼려하는 제 성격 때문에 그런 면도 있어요. 단지 일만 같이 하려고 들어왔는데 처음부터 너무 끈끈하게 달라붙으면 부담스러우실 분들도 분명히 있겠다 싶어서 일부러 자제하기도 했지요. 초반에는 자기 소개도 안 하고 각자 묵묵히 번역만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지금은 번역연대가 많이 달라졌어요. 밖에 내어 놓기에 부끄럽지 않은 정도의 번역글이 제법 마련된 오늘, 무섭게 몰아붙였던 번역작업을 잠시 밀어놓고 대화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사람 냄새를 제대로 풍기고 있답니다. 이제 다시 들어오시면 친절하게 말도 걸고, “지금 이런저런 일이 있는데 이 중에서 어떤 일을 해줄래?” 하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을 거에요.

그간 발길이 뜸하셨던 분들을 다시 한번 초대합니다. 독일어를 못 하셔도 열정만 있으면 얼마든지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고 가볍게 시작한 번역연대의 책임이 점점 막중해지고 있습니다. 저희를 믿어주시는 국민들의 기대를 이제 와서 저버릴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오셔서 함께 일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혹시 아이디나 비번을 잊으셔서 로그인이 안 되나요? 제게 메일 주세요.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그간 다른 사정이 생겨서 당분간 번역연대를 탈퇴하시고자 하시는 분들도 제게 그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떤 분이 어떤 식으로 도와주실 수 있는지를 파악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려고 합니다. 언제라도 다시 오시면 두 팔 벌려 맞아드리겠습니다.

님은 제가 불특정다수를 향한 호소를 날린 것을 보고 제게 메일을 주셨던 분입니다. 깊이 감사드려요. 일단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제게 많은 용기를 주시고 사람 사는 맛을 느끼게 해주신 분입니다. 복 많이 받으실 거에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발이 시려운 저녁에 독일 뮌헨에서 임혜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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