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식수인 낙동강과 한강물에 녹조가 떠서 짙은 초록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정부에선 단순히 날씨가 더워서 그렇다고 주장하고 환경단체에선 4대강사업의 여파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저의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낙동강의 녹조

제가 보기에 낙동강과 한강은 사정이 좀 달라 보입니다. 그래서 두 강에서 일어난 현상을 따로따로 다루는 게 합리적인 것 같습니다.

일단 낙동강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낙동강은 사정이 좀 더 열악합니다. 낙동강에선 녹조류 중에서도 독성을 가진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검출되었습니다.

그 원인이 4대강사업에 있다고 여겨지는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낙동강변에 사는 주민들과 전문가들은 이전에는 부산 인근 지역 외에 낙동강에서 강물이 녹색으로 변할 만큼 남조류가 대량 번성한 적이 없다고 한결같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대구 보건환경연구원의 공무원조차, “대구 인근에서 눈에 드러날 정도의 남조류가 발생한 적은 과거에 없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지난달 말 남조류가 발생했던 창원의 칠서정수장의 임영성 수질관리실장은 다음과 같이 증언합니다. “18년 동안 일해오면서 이번(6월 말)과 같이 남조류가 발생한 적은 없었습니다. 특히 이곳에서 과거에 남조류를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뚜렷한 대처방안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2012년 8월 4일자 오마이뉴스 참조

  2.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낙동강 수질 전문가가 그 이유로 4대강공사를 들었습니다. “원래 낙동강 중류는 남조류가 뜨는 곳이 아니에요. 항상 낙동강 하구에 먼저 뜨고 물금(경남 양산시)에 떴죠. 그런데 이번에 보세요. 녹조가 낙동강 하류부터 뜨는 게 아니라 중류(도동나루)에서 먼저 시작됐어요. 순서가 바뀌었잖아요. 원인은 보로밖에 볼 수 없어요.” 낙동강 하구와 대구시 사이에 새로 생긴 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 달성보가 물을 막아 정체시키면서 하굿둑보다 빨리 남조류를 만들어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2012년 8월 3일자 한겨레신문 참조

  3. 남조류인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높은 온도 △느린 유속 △많은 열사량 등 세 조건이 맞아떨어질 때 대량 번식합니다. 국내에선 대청호와 안동호 등 호수에서 관찰됐고, 하천에서는 낙동강 하굿둑 근처에서만 주로 발생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낙동강 대구 달성, 경북 고령, 경남 합천 구간은 아래위로 달성보와 창녕합천보가 물을 가두고 있는 곳입니다. 2012년 8월 3일자 한겨레신문 참조

  4. 강물을 보로 막으면 물이 정체되어 녹조류가 대량 번식한다고 대학교 수리학 교과서에도 나와있습니다. 독일 킬 대학 수리+수자원학과의 대학생 예스코 뮐렌베렌트(Jesko Mühlenberend)의 리포트를 발췌합니다. 독일의 대학교에서 하천관리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는지 소개하기 위해 재작년에 번역연대에서 번역해서 발표했습니다.
    “보의 상류구간에서는 강의 실질 경사가 완만해져 물살의 속도가 느려진다. 흐름이 느리거나 정체된 물의 수면은 태양열에 더 많이 노출되어 수온이 올라간다. 따듯한 물은 찬 물보다 산소를 덜 저장하므로 결과적으로 물의 산소함유량은 낮아진다. 유속이 감소하면 난류도 덜 발생한다. 소용돌이치지 못하는 물의 산소함유량은 낮아진다. 물이 정체되면 유해물질과 영양물질이 강물과 지하수로 더 쉽게 스며든다. 이 현상과 수온의 상승작용으로 녹조류가 증가하고 수질은 악화된다. 또한 물 속 프랑크톤이 죽어 부식하는 과정에서 산소가 사용되기 때문에 물의 산소함유량은 더욱 감소된다. 이러한 현상은 보 상류구간은 물론 보 하류구간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혹시 학생 리포트라 신빙성이 없다고 할까봐 제가 지도교수 니콜라 포러(Nicola Fohrer) 박사에게서 이 리포트에 대해 “내용이 학술적으로 완벽하고 학과의 교과 내용과 일치한다”는 평가를 서면으로 확인받았습니다.번역연대 2010년 7월 16일자 번역 참조

  5. 이 사실은 독일 뿐 아니라 한국 학계에서도 전부 다 아는, 지극히 기초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입니다. 수많은 교수님들 뿐 아니라 정미선 서울시 수질관리팀장도 “조류는 수온이 따뜻하고 햇빛이 많으며, 물이 정체돼 있을 때 번성한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 8월 6일자 Pressian 참조) 구글이나 네이버에 “녹조류”란 단어를 치면 “어항이나 연못 등의 고인 물에서 쉽게 번식하는 녹색의 조류이다.“라고 검색됩니다.

  6. 준설과 보 건설로 인해 강의 자연적인 자정능력이 상실되었습니다. 모래와 수변 수초는 웬만큼 오염된 물도 자체적으로 정화하는 능력을 가졌는데 4대강공사로 모래와 수변공간의 수초가 사라졌습니다. 강은 이제 자신의 수질을 스스로 지킬 도구를 잃고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이상반응을 하며 인간이 일일이 물리적, 화학적으로 정화해주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위의 여섯 가지 근거로서 이번 녹조류 현상이 4대강사업에 기인한다는 결론을 우리 함께 유추해 볼까요?

1번 근거는 그 고장에 사는 주민들과 그곳에서 수질을 정비하는 전문가들의 관찰에 의한 것이니 신빙성이 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만약 정부에서 주장하듯 이상기온으로 인해 이번에 갑자기 남조류가 생긴 것이라면, 이번 여름은 저 주민들이 태어난 이래 가장 더운 해였어야 합니다. 그와 동시에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수많은 지천에서도 똑같이 녹조류가 발생했어야 말이 되겠지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강 본류에는 녹조가 심하게 발생한 반면, 지천 쪽에는녹조가 나타나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본류의 물이 흐르지 못하는 것이 녹조의 원인임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2012년 8월 4일자 오마이뉴스 참조)

2번의 근거를 보면 4대강사업 보로 인한 물의 정체가 녹조류의 원인임이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4대강사업 이전에는 낙동강 하구가 그 강에서 가장 유속이 느린 구간이어서 그곳에서 녹조류가 발생했으나, 중류에 보를 연달아 설치한 지금은 보에 갇힌 물의 유속이 더욱 느리기 때문에 중류 보 구간에서 녹조류가 먼저 발생한 것입니다.

3, 4, 5번 근거는 보와 녹조류 발생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과학적인 사실을 설명한 것입니다. 전직 독일연방 자연보호청 공무원으로서 평생 보의 폐해를 조사하고 관리하는 일을 해온 헨리히프라이제 박사가 한국에서 4대강공사 현장을 조사한 결과를 프라이부르그 대학에서 강연했습니다. 이때 그는 4대강사업의 보에 갖힌 한국 하천은 수질이 악화되어 앞으로 냄새 나는 호소로 변할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30년 이상 독일의 강에서 쌓은 경험을 얘기한 것입니다.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보고서를 그는 4대강사업 국민소송 법정에 증거로 제출한 바 있습니다. 제가 한국 관련 부분만 발췌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번역연대 2010년 12월 17일자 번역 참조)

낙동강과 한강의 수질은 여러가지 관점에서 볼 때 영구적으로 악화될 것이다. 아래에 나열하는 하천공사가 그 원인이다.

  • [a) 강바닥의 자갈과 모래를 육지로 퍼냄으로써 수심을 키우는 준설공사]
  • [b) 기존의 보를 높이거나 새로운 보를 설치하는 공사. 보를 연달아 설치하여 물을 막아 놓으면 유속은 장시간에 걸쳐 느려지고 수심이 매우 깊어진다.]

a)유형의 공사에는 수심이 깊어짐에 따라 수질이 악화되는 경우(사례 1)가 있고, 현상유지되는 경우(사례 2)가 있다. (그림 1)

사례 1: 강에서 퍼올린 토사를 강 바깥으로 옮기는 경우 수심이 깊어지고 물의 양이 증가하므로 산소공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량 대비 수표면적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에 수심이 평균적으로 깊어지고 물의 산소공급이 나빠진다. (사례: 긴 구간에 걸쳐 깊은 준설을 하는 한국의 4대강 사업)

사례 2: 강에서 한쪽에서 퍼올린 토사를 강물 안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 토사를 옮겨 쌓는 곳에는 산소공급에 중요한 낮은 수심 구역이 새로 생기게 된다. 따라서 강 전체의 평균 수심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 때문에 수로가 깊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산소공급은 예전 상태로 유지되거나 더 좋아지기도 한다. 이렇게 강바닥의 구성요소와 수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준설방식은 독일연방 수로 공사 때 실행하는 방식이다. 대부분의 경우 배가 다니는 부분만 조금 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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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수로준설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 공사 방법에 따라 수질에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르게 나타남
사례1: 강의 토사를 강 밖으로 퍼내는 경우: 수질 악화 (한국 4대강 사업의 예)
사례2: 준설한 토사를 강 속 다른 곳에 두는 경우: 수질 유지 (독일연방수로 중 자유로이 흐르는 구간의 예)

수심이 1m까지 얕거나 2m까지인 구역은 물살과 바람을 통해 대기로부터 산소를 공급받는다. 수심이 얕은 구역(주로 수심 1m까지, 빛이 충분히 공급된다면 수심1-2m 사이)에서는 수초를 통해 산소가 추가로 발생한다. 이런 면에서 수심을 낮추는 모래섬은 강변과 마찬가지로 물의 산소공급에 도움이 된다.

b)유형의 공사는 물이 보로 막혀 수질악화가 일어난다(그림2)

보로 막힌 곳에서는 수심이 깊어지고 수표면적에 비해 수량이 늘어난다. 수질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심이 얕은 구간은 준설 공사와 보 공사를 하기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다. 대기 중의 산소는 연중 내내 강물로 흡수되지만 단지 수표면에서만 흡수된다. 수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유속이 떨어져 거의 고여 있다시피 하거나 물갈이가 거의 안 되는 경우 공급되는 산소량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로 경미해진다.

또한, 보로 인해 막힌 구간에는 자유롭게 흐르는 강물에 비해 수초가 생산하는 산소량이 현저히 줄어든다. 수심이 1m보다 더 깊어지면 물 속으로 투과되는 빛이 감소하여 그 안에 사는 수초의 산소생산량은 산소소모량보다 적어진다. 따라서 높은 보로 인해 수심이 불균형적으로 깊어지게 되면 수중 산소는 만성적인 부족상태가 된다.

그러므로 보의 건설, 특히 보 여러 개를 연달아 설치하는 일은 수질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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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1)바람과 2)보 없는 하천구간에서의 자유스러운 물살과 3)빛의 유입이 수심 2m 이내의 얕은 물과 하천 깊은 곳의 산소유입에 미치는 영향

도나우 강의 바이에른 주 구간인 레겐스부르그와 스트라우빙 사이에 보 설치 후 수질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독일 공인지도 <2000년도 생물학적 지표·수질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다. 이 지도는 서명인(필자)이 “2010년 9월 15일 서울에서 열린 국회간담회 및 기자회견”에서 참고자료로 소개하였다.

자연법칙은 만국공통입니다. 이제 한강에 발생한 녹조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강의 녹조

금일 한강의 녹조류는 북한강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강의 상류인 북한강은 4대강사업을 하지 않은 하천이지만 대형 댐이 많이 있는 곳입니다. 낙동강과는 달리 한강에선 과거에도 종종 조류주의보가 발령되곤 했습니다. 사상 초유의 특이한 일로서 이곳에선 작년 겨울 12월에도 녹조류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때도 정부에선 겨울치고 날씨가 온화한 이상기온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같은 기온에서도 다른 강에서는 녹조류가 생기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강에만 존재하는 다른 원인이 분명히 있다고 봐야 합니다.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 북한강 일대에 그해 9~10월 강수량이 감소한 것도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라 합니다. 9~10월 두 달 동안 경기도 청평 일대에 내린 비는 총 95㎜로 작년(521㎜)의 18%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공동수 경기대 교수는 “하천에 강물이 적으면 햇볕이 물속으로 잘 스며들어가기 때문에 수온이 높아지고 조류가 광합성 작용을 활발하게 하면서 과다 번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하나의 원인으로서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운영하는 북한강 일대 댐들이 그해 겨울 전력난 등에 대비해 댐 방류량을 대폭 줄인 것이 파악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소양강댐과 화천댐·청평댐 등지의 최근 방류량은 작년 이맘때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면서 “겨울 전력난 등에 대비해 물을 흘려보내지 않다 보니 녹조를 일으키는 조류들이 하류로 휩쓸려 내려가지 않고 사실상 고여 있는 강물에서 계속 번식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1년 12월 9일자 조선일보 참조)

아무데서도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고 이상기후 탓만 하니 이번에 북한강 녹조현상에도 작년과 비슷한 사연이 있지 않을까 저 혼자 추측해봅니다. 지난 가뭄으로 강수량이 줄은 데다가, 요즘 전력난을 걱정하는 것 보아하니 이번에도 전력 확보를 위해서 물을 댐에 많이 가두어둔 것 같습니다. 댐에 고여있는 물은 녹조에 취약합니다. 작년 겨울에 기상천외의 녹조 현상을 겪고도 더욱 위험한 여름을 대비하지 않은 것을 보면 정부에 수질관리의 능력이 없던가, 관심이 없던가, 돈이 없던가 이 세가지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토론에 도움이 되어 앞으로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일에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