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의 마음을 오래 아프게 하고 아직도 진행중인 세월호 침몰 사건. 세월호 이전의 대한민국과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은 똑같은 나라가 아니다.

가만히 있어서 죽었고, 가만히 있어서 눈 앞에서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을 구하지 못했던 이 사건은 국민들의 마음에 깊은 흉터를 남겼다.

피지도 못한 꽃송이들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았던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다. 가만히 있지 말고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그들의 억울한 희생을 고귀하게 승화시키는 유일한 길은 그런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없는 풍토로 개선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탈핵이 매우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대형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는 “한국은 안되는 것이 없는 나라"라며 요행을 바라던 관행이 세월호 이전의 상황이라면,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에선 핵발전을 포기하는 정책으로 변화를 꾀해야 한다.

후쿠시마 같은 대형사고가 일어나면 국토 전체가 고농도 오염지역이 되는 면적의 대한민국은 핵발전소 밀집도에서 이미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선진국에선 핵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 탈핵을 선언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우리의 기술은 특별하니까"라는 엉뚱한 신앙으로 핵발전소를 더 많이 짓고 있다. 노후한 핵발전소에서 쉴 새 없이 터지는 각종 사고와 비리들은 주류언론에서 알려주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위험수위를 넘고도 넘었다.

이대로 가다간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데도 정부에선 국가의 안전장치만 믿고 가만히 있으란다. 여객선의 안전도 보장하지 못하는 재난방지 실력을 믿고 국민은 가만히 있으란다.

그런 나라에서 변화를 꾀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공범이다. 변화를 꾀하는 가장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법은 투표다. 새누리당은 핵발전소 확대정책에 노골적으로 찬성을 표하고 있고 제 1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탈핵에 대해 의사표시가 불분명하다. 여론 눈치 봐서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은 탈핵을 지지한다. 녹색당은 탈핵을 위해 태어난 정당이다.

녹색당의 창당 취지를 보면 집권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변화가 목표라고 한다. 한국사회의 모순을 치유할 대안을 담고 있는 녹색당의 선거 공약은 참으로 현실적이고 상식적이다. 도대체 말도 안 되는 747공약이 먹히는 대한민국이 상식적인 사회로 변화하기를 바라는 나는 녹색당을 지지한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예의에서라도 이번 선거에서 녹색당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 매우 많아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