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3.17. 화요일

(독일내 감염자 수 약8600명.)

오늘은 웬일인지 조바심이 많이 나는 날이다.

유치원 아이들을 생각하면 괜히 조바심이 났다. 유치원에서는 참 착하고 말 잘듣던 놈들인데 뿔뿔이 흩어져 부모들 괴롭히는 재미로 하루를 보내는 건 아닐까, 혹시 집에서는 괴물로 변하는 것은 아닐까? 아침수행 시간에 나도 모르게 자꾸 방법을 찾는 나를 보았다. 우리 아이들과도 디지털 수업을 하면 어떨까?

오늘은 격리시대의 초창기라서 그런 걸까? 갑자기 시간이 나니 아침부터 그간 소원했던 가족, 친지들과 통화하고 안부 묻느라 바빴다. 한바탕 떠들고 나니 마음이 들뜬다.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가라앉혀야지 하는데 벌써 점심 준비할 시간이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보내면 어떡하지 하는 조바심이 든다.

이때 내가 담당하는 불교대학 과제인 “괜찮아"가 생각났다. 괜찮아, 괜찮아요.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면 어때?

남편은 병가를 내고도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만약에 대비해서 재택근무에 필요한 조치를 다 취해놓았으므로 미리 잡힌 회의를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 내 생각엔 남편이 별로 아프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까 일을 하지. 괜히 걱정이 되어 가상증세가 나타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