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나를 가르친 중학생
제 블로그를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께 드립니다.
저는 또 길을 떠나서 6월 10일을 훌쩍 넘기고 중순께나 돌아옵니다. 올해는 비교적 집을 많이 비우는 편이라 집에 돌아올 때마다 적응이 힘들어요. 이번 일만 끝나면 한숨 좀 쉬지 않을라나 기대하고 있지요.
여름방학 때 독일의 주거단지를 답사하고 싶다고 추천을 부탁한 학생들이 있습니다. 제가 좀 신중하게 알아보고 답장 드리겠다고했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이 분야에서 믿을 만한 분께 문의 띄워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거든요.
불타는 촛불을 멀리서 보는 마음이 무겁네요. 할 말이 많지만 가볍게 입을 열 수 없어요.
오늘 아고라에서 한 중학생의 글을 읽었습니다.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제게 많은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우리 막내보다어린 이 학생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 학생이 언젠가 배낭 매고 뮌헨에 오시면 따끈하게 밥지어 대접할게요.
하수상한 세월에 부디 모두 몸조심, 마음조심 하시고 눈 똑바로 뜨고 이웃들 잘 챙기며 살아요.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히!
아고라에서 퍼온 들몰 님의 글
그제 새문안교회 뒷길에서의 시위는 시위대의 인원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위대가 주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어제-오늘새벽은 우리 인원이 월등히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질질 끌려다녔지요.
그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비폭력과 그렇지 않은 시위라는 겁니다.
어제 시위에 갔었고 집에 와서는 생중계로 내내 지켜보았습니다.
전의경들이 도발하니 화도 나고 힘드셨을겁니다.
하지만 폭력의 시작은 프락치들로 인해서 일어난다는걸 알아두셔야 합니다.
가셨던 분들 아시겠지만 현장에서 선동하시는 분들 분명히 계십니다.
유리창 깨부수고 무기들고 큰소리로 설치는 분들은 프락치거니와 하시고 그냥 무시해주세요.
그런식으로 선동해서 폭력시위로 몰고가면 조중동기자들이 사진 찍고 기사 올리고 저희들의 자발적인 평화 시위를 폭동으로, 폭력 시위로 몰아가려는 속셈입니다.
중학생인 저도 뻔히 보이는 스토리입니다. 결코 휩쓸리지 마세요.
비폭력시위여야 이길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폭력시위면 이길것 같으십니까?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만약 폭력시위로 나가게 된다면 저희들은 전경들의 밥입니다.
꽁꽁 무장하고 훈련받은 그들을 어떻게 이기겠습니까. 절대 못이깁니다.
하지만 비폭력 시위니까 전경들이 폭행해도 저희가 비난하고 비판할 수 있는겁니다.
비폭력 시위를 계속할 시에는 이 이상의 폭력은 없을 겁니다.
있어도 마땅히 처벌받을 것이며 저희들이 매장시켜버리면 됩니다.
하지만 폭력시위로 변질될 시에는 그 어떠한 폭력을 당해도 전경들의 정당방위로 치부할겁니다.
평화시위가 폭력시위로 치부되는 것을 참으실 수 있으십니까?
저는 못참습니다. 차라리 전경들의 도발과 프락치들의 선동을 눈감고 참겠습니다.
물론 오물 던지고 침뱉고 돌던지고 저라도 화납니다. 하지만 참으세요.
어느정도 충돌은 있을 수 있으나 그래도 저희는 비폭력이여야 합니다.
폭력시위로 변질할 시에는 프락치한테 휘말려 조중동 밥 되는겁니다.
부디 현명해지세요. 제발 현명해지세요.
물론 그냥 전경들이 막고 있으면 ‘‘막고있네. 비폭력 시위랬지? 안녕히 계세요.’’ 이런거 아닙니다.
다만, 각목 들고 무기 들고 유리창 깨고 닭장차 뜯어내고 그런건 하지 말아주세요.
현장에서 느끼고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때 백프로 ‘‘선동'‘입니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실망하고 돌아계시는 분들이 분명 계시고요.
그 어디에도 휩쓸리지 말고 저희들의 소신을 지킵시다.
6월 10일에는 부디 저희가 주도하는 비폭력 시위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프락치 잡으려는 분들 계신데 파악하셔도 사진으로 찍어두시고 주시하기만 하세요.
선동하고 유리창깨는 뻘짓하기 시작하면 “프락치는 집에가라"라는 식으로 구호 외치세요.
걔네들이 원하는건 선동입니다. 여러분이 휩쓸리지 않으시면 걔네들만 뻘쭘해집니다.
괜히 말걸고 프락치냐고 묻고 하다가 괜한 분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거 염두해주셨으면 해요.
그리고 아까 올렸던 글에 그럼 시청광장에서 노느냐라는 댓글을 어느분이 달아주셨는데요.
묻겠습니다. 비폭력이 노는 겁니까? 단지 폭력이 없다할 뿐입니다.
폭력 없는 시위는 노는거다, 라는 논리는 폭력시위를 하자는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데
정말로 비폭력인 시위에서만 저희가 우위에 설 수 있다는걸
적어도 저번주와 이번주에 시위 한번씩이라도 가보신 분은 아실겁니다.
일단 저희가 시위를 주도해야 뭐가 되든 될거 아닙니까. 절대 끌려다니면 안됩니다.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들은 제가 보기엔 방관만 하신 분들입니다.
글좀 자세히 읽어 보세요. 비폭력이라는 말 보고 갈갈 긁어대지 마시구요.
그리고 한가지만 추가드려요. 비폭력 5년해봤자, 라는 식으로 비꼬시는 분 계신데 폭력시위하면 1년도 채 못가서 식습니다. 장담합니다.
폭력시위하면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맞아도 아무말 못합니다.
또 폭력시위로 변질되면 학생들, 아이를 둔 엄마들 나오지 않을 테고 여론도 반 촛불시위로 몰아질 겁니다. 다른 대책이 나오기 전에는 무조건 비폭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