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장에 갑니다
친구 가족이 몇 년 만에 우리집에 놀러왔을 때의 일이다. 친구가 내가 물었다.
“아무래도 그 사이에 너희 부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애. 너희 부부 사이가 왜 이렇게 좋아졌니?”
나는 조금 생각해보다가 말했다.
“이유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애. 하나는 내가 그 동안 글을 써서 그런 것 같애. 글을 쓰려면 자기가 한 일을 꼼꼼하게 되돌아봐야 하거든. 와글와글 들끓었던 생각과 감정이 정리되면 내 마음의 분노와 절망감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을 경험했어. 또 다른 하나는 내가 그 동안 정토회 법륜 스님의 법문을 인터넷으로 들어서 그래. 왜 내가 지금 화를 내는지 그 이유를 자꾸 물어보고 그 이유에 다시 질문을 던짐으로써 생각과 감정을 정리한다는 점에서 글쓰기와 똑같은 프로세스인 것 같애.”
친구는 역시 내 친구라 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만 달라지면 뭐해? 부부 관계가 나쁜 건 한 사람 탓이 아니잖아. 니 남편은 어떻게 고쳤어? “
“스님 말씀이, 둘이서 머리에 양철통을 뒤집어 쓰고 덜그럭덜그럭 부딪치면서 서로 시끄럽다고 욕하다가 한 사람만 양철통을 벗어버려도 조용해진대. 한 사람만 눈 뜨고 잘 봐도 부딪치지는 않거든. 그럼 된 거 아니야?"
“우와, 그거 멋진 말이다. 너, 그 스님 법문을 독일어로 번역 좀 해라. 4대강인지 뭔지 멀리 있는 것까지 참견하느라고 고생하지 말고 나같은 독일 친구를 위해서 실질적으로 좋은 일 좀 해 봐!”
그렇게 고마운 정토회 프랑크푸르트 법당에서 돌아오는 4월 21일부터 25일까지 깨달음의 장이 열린다. 보육교사 국가고시 필기 시험기간 직전이지만 나는 소식을 듣자마자 얼른 신청했다. 이제 유치원 선생님이 되려면 많은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게 될 텐데 그 전에 내 마음 청소를 싹 해 놓으면 쓸데 없는 일에 휘둘리지 않고 편안하고 의연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내가 가르칠 아이들에게 이러쿵저러쿵 입바른 소리를 하려면 내 마음도 조금은 깨끗해져야 하지 않을까? 이번 깨달음의 장은 마치 나를 위해서 하늘에서 내려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기쁘다.
독일에 사는 분들께 알려드려요. 신청인원이 거의 다 차서 이제 서너 자리 남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수련장 찾아가는 길 링크
정토회 사이트 주소
인터넷으로 보는 법륜스님 영상법회 (드라마보다 재밌어요)
즉문즉설, 여기 누름
특별법문, 여기 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