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풀밭이 되고 싶다는 미라의 염원이 이루어진 장소는 칼스루에의 공원이다. 소설의 이 장면은 실지로 일어났던 일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칼스루에는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조용한 도시이며 전형적인 계획도시로 유명하다. 도시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성은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는 큰 공원에 면해 있고, 공원 안으로 대학 캠퍼스가 깊숙히 들어와 있다.

1820년 경에 건축학교로 시작된, 역사 깊은 칼스루에 공대는 2006년에 독일 3대 엘리트 대학으로 선정되었다. 숲과 공원 안에 위치해 있으면서 도심에 맞닿아 있는 까닭에 대학 캠퍼스로는 아마 가장 쾌적한 분위기가아닐까 한다. 강의가 비는 시간이면 대학생들은 성의 잔디밭에 누워서 쉬거나 공부를 하기도 하고, 삼삼오오 피크닉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성의 공원은 영국식 정원의 원칙에 의해 자연스럽게 가꾸어져 있다. 칼스루에가 건설되기 이전에는 울창한 숲이었던 곳이라 공원에 있는 아름드리 나무들의 수령은 매우 높다. 날씨가 좋은 날에 공원의 잔디밭은 배구, 베드민턴, 타이치, 독서, 낮잠을 즐기는 젊은이들로 붐빈다.

성 뒤의 인공 호수에는 갈대가 자라고, 백조와 철새와 오리가 살고 있다. 예전에는 추운 겨울이 오면 이곳에 서식하는 오리들을 위하여 호수의 얼음을 깨러 나오는 남자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호수의 한편에선 오리떼가 헤엄을 치고, 한편에선 주민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평화로운 겨울풍경이 있었다. (그 사람이 지금도 있는지 잘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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