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졸부의 상징이 된 대한민국
외국의 정론지에 비치는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떤지, 우리 국민도 알 건 알아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쓴다. 별로 옮기고 싶지 않은 글을 소개하는 마음이 씁쓸하다.
독일의 시사잡지 슈피겔 온라인에서 ‘‘Climate Futures'‘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미래의 환경’’ 또는 ‘‘미래의 상황’’ 정도로해석할 수 있는 이 보고서는 ‘‘2030년에 세계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하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다루는 내용이다. 사회, 경제, 환경, 정치 등등 각분야의 학자와 전문가 70명의 의견을 수렴하여 영국에서 작성되었다.
모두 5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4번째 장 ‘‘발전에 대한 새로운 정의'‘란 제목을 단 시나리오에 우리나라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09년에서 2018년에 걸친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선진국에선 보다 검소하고, 개인의 행복지수와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자리를 잡는다. 미국 국민들은 일 주일에 25시간만 일하고 10시간은 자원봉사를 한다.
유럽공동체에선 노동시간을 주당 27.5시간으로 제한한다. 모든 나라들은 ‘‘세계은행의 행복지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삶의질을 향상시키려는 경쟁을 벌인다. 남한의 대통령은 국민의 삶의 질을 증진하는 일에 주력하기 위해서 0퍼센트의 경제성장을 약속한다.
이것은 자본주의 이후에 오는 새로운 모델이 아니다. 사람들은 계속해서 일하고, 소비하고, 이윤을 창출한다. 단지 이 시나리오에선 사람들이 돈 버는 목적을 오늘과는 조금 다르게 보는 것일 뿐이다.
수치로 나타나는 경제성장율의 대표적인 추종자로서 하필이면 우리나라 대통령을 예로 들다니… 이 시나리오에 따르자면 가장 반미래지향적이고 후진적인 개발관념의 상징인 셈이랄까? 어쩌다가 우리나라는 세계 무대에서 졸부의 상징으로 찍혔을까나?
링크:
슈피겔 온라인 Spiegel online (2008. 10. 13)
보고서 원문 Climate Futu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