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을 관통하는 이자강은 알프스 산맥의 오스트리아 구역에서 발원되어 남부 독일을 거치며 295 km 흐르며 850m의 고도차를 극복한 후에 도나우강으로 유입되어 흑해로 들어가는 강이다. 2000년도부터 진행된 재자연화공사로 인해 이자강의 뮌헨시 구간은 100년 전에 사라졌던 여울과 강변 자갈밭을 되찾아 시민들이 즐겨 찾는 아름다운 도심 공원이 되었다.

Wittelsbach1 재자연화 공사 이전

Wittelsbach2 같은 장소의 재자연화 공사 과정

이 이자강을 두고 지금 한국에선 사대강 사업의 찬반진영이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운하반대교수모임에서는 이자강이 다시 살아나게 된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이자강의 흐름을 가로막던 보를 철거했기 때문이므로 4대강에 16개 보를 세우는 4대강 사업은 강을 죽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에서는 “이자강의 뮌헨시 구간에는 보가 약 200m 간격으로 연달아 11개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물을 풍부하게 가두고 남는 물은 하류로 흘려 보내는 보가 있기 때문에 뮌헨 시민들이 이자강변에 나와 여가를 즐기고 물고기도 많이 살고 있는 것”이라며 인터넷에서 구글어스(Google Earth)를 통해 검색한 이자강의 모습을 “물증”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Reg 4대강추진본부가 제공한 독일 이자강의 복원 후 모습(출처 뮌헨시 홈페이지)과 구글어스를 통해 확인 된 이자강 보의 모습.


최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린 소송(낙동강 사업 중지 가처분신청 사건)에서도 독일 이자강에 있는 보의 실체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는 이자강 재자연화공사를 진행한 뮌헨 수자원관리청(Wasserwirtschaftsamt München)에 전화를 걸었다. 이자강 재자연화공사의 총감독(Bauleitung)을 맡은 슈테판 키르너(Stephan Kirner)씨를 인터뷰하기 위해서였다. 전화 인터뷰는 두 번에 걸쳐 진행되었다. (2010년 4월 22일 12시 18분, 2010년 4월 30일 11시 59분)

문: 이자강의 보에 대해서 질문이 있다. 이자강에 보가 있어서 물이 깨끗하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인지 확인 부탁드린다.

답: 보? 이자강 뮌헨 시내 구간에 보가 어디 있는가?

문: 물 밑으로 층진 것이 가끔 보이는데…

답: 아, 하상유지공(Sohlenstufe)을 말하는 건가? 그건 강바닥이 패이는 현상을 막기 위해 경사지는 부분의 바닥을 받쳐주는 낮은 구조물이다. 수심과 유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위로 솟아 물을 막는 보(Staustufe)와는 사양도 다르고 기능도 다르다.


Sohlenstufe 독일 DIN 4047 Teil 5 Seite 13에 설명된 하상유지공(Sohlenstufe)의 여러가지 사양, 칼스루에 공대 수리학과 강의록에서 ©, Prof. Dr.-Ing. Eisenhauer


Staustufe15 보(Staustufe) ©wsa-schweinfurt


문: 아무튼 이 구조물 때문에 강물이 깨끗한 건가?

답: 아니다. 이자강의 물이 깨끗한 이유는 첫째, 이자강과 그 지류에는 정화된 물만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2년 전에 한 상류 동네의 정화시설이 완공됨으로써 이자강에선 오폐수의 100% 정화가 달성되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생태계를 위해선 충분히 깨끗하지만 뮌헨 시에서는 강물에서 수영하는 시민들의 위생을 위해서 정화시설에 자외선소독을 겸하고 있다. 그래서 이자강의 수질은 공공수영장의 수준과 동등하다. 하지만 홍수가 나면 수질에 변수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시에서 수영객의 위생에 대한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이자강의 물이 깨끗한 또 하나의 이유는 산악지대라는 지형상 이자강변에 농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농ㆍ축산폐수가 빗물을 통해 강으로 흘러들어올 일이 없다.

Eisbach3 수영하는 학생들(이자강에서 빠져나와 영국공원을 휘돌은 후 다시 이자강으로 돌아가는 아이스바하에서)


IsarBadetafel 정화시설의 자외선 소독으로 강물이 깨끗하긴 하지만 홍수시에는 변수가 생길 수도 있으니 유의하라는 안내 표지판


문: 예의 그 하상유지공들은 언제 설치한 건가? 이번에 재자연화공사를 하면서 새로 설치한 것도 있나?

답: 그것들은 전부 100년쯤 전에 설치한 것이다. 새로 설치한 것은 단 한 개도 없다. 물 속에 있는 인공구조물은 수질이나 생태계를 위해서 이로울 게 없기 때문에 일부러 설치할 이유는 없다.

IsarFl1 섬을 중심으로 왼쪽 물줄기에는 다리 밑에 예전의 하상유지공이 남아 있고, 오른쪽 물줄기의 하상유지공은 일부 철거하고 물고기를 위하여 자연스러운 공법으로 대체했다.


IsarFl3 왼쪽 물줄기에 아직 남아 있는 옛날의 하상유지공 (윗사진 반대편에서 찍음)


IsarFl4 오른쪽 물줄기의 하상유지공을 일부 철거하고 자연석을 이용해서 자연스러운 공법으로 대체했다.


문: 그렇다면 왜 재자연화공사 할 때 철거하지 않았나?

답: 그걸 철거하면 강바닥이 패이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유를 설명하겠다. 이자강은 원래 곁가지가 방만하게 퍼져서 너르고 얕게 흐르는 강이었다. 물이 불으면 옆으로 마구 넘쳐났다. 1920년 경에 뮌헨에서는 강변으로 넘치는 홍수를 막아 범람지를 활용하고, 수력발전소를 돌리기 위한 물의 양을 확보하려고 이자강을 한 줄기로 깊고 좁은 통로에 가두는 공사를 했다. 옛날에는 강물이 이리저리 돌아가며 부딪쳐 강변을 변형시킴으로써 에너지를 소모했지만 이제 좁고 양벽이 단단한 통로에 갖히니까 물이 힘을 써서 부딪칠 곳은 바닥밖에 없었다. 그래서 강바닥이 점차 패이기 시작했다. 예전에 비해 강바닥이 8-10 m 가량 낮아졌고, 이에 따라 수면도 함께 낮아지면서 강변 지하수의 수면도 덩달아 내려갔다. 지하수의 수면이 낮아지면 주변 숲이 말라 죽고 우물을 파기 힘들어 농사를 지을 수 없으며 생활에도 지장이 따른다. 토양이 건조해져서 강을 중심으로 생태계의 교란이 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강바닥의 침식을 막기 위하여 일정한 간격으로 막대기처럼 강바닥을 가로지르는 구조물을 만들어 바닥 전체에 갈 물의 힘이 되도록 이 구조물에 집중되도록 유도했다. 그런 구조물이 하상유지공(Sohlenstufe)이며 포괄적으로 가로구조물(Querbauwerk)이라 불리기도 한다.

IsarAlteKarte 1920년의 이자강 물길공사 이전과 이후의 지도 ©Die Isar, ein Lebenslauf


문: 지금은 재자연화공사를 통해 옛날처럼 물이 넓고 얕게 넘쳐 흐르도록 만들지 않았나? 왜 그런데도 가로구조물을 철거하면 강바닥이 패이는 현상이 일어나는가?

답: 옛날의 상황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은 아니다. 현재 이자강의 폭은 150m 로서 옛날의 10분의 1밖에 안 된다. 이제는 강폭을 옛날 수준으로 늘일 공간적 여유가 없다. 강물을 좁은 통로에 가두고 둑을 쌓음으로써 일단 홍수에서 벗어난 시민들이 강변 가까이 길을 내고 집을 지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시대철학은 지금과 달라서 인간의 능력으로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지금의 이자강 유역에는 옛날만큼 방만하고 자유롭게 퍼져흐르며 힘을 분산시킬 공간이 없기 때문에 강바닥의 침식을 막는 하상유지공들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Isargesamtplan 이자강 주변의 지도. 도심쪽인 서쪽으로 도로와 집이 강변에 바짝 붙어 있어서 재자연화 공사는 공터가 있는 동쪽 강변에서 주로 진행되었다.


문: 그래도 물 속에 있는 가로구조물(Querbauwerk)을 일부 철거하고 새로 짓고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답: 맞다. 하상유지공의 고차가 70-80cm 이상이 되면 이자강에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오르내리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 하상유지공은 철거하고 낮은 구조물 여러 개로 대체했다. 이때 자연석을 이용해 듬성듬성 층을 지게 하는 등 새로운 공법을 통해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만들었다.

Riegel 이자강 재자연화공사에 대한 상세한 기사에 소개된 하상유지공 대체 공법. 뮌헨 수리관리청장인 클라우스 아르쳇 박사(Dr. Klaus Arzet) 씀


IsarFl5 직선 콘크리트 대신 자연석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경사를 유도하는 하상유지공. 꼬마들의 물놀이터로 사랑받는다.


IsarFl6 백조가 걸어서 넘어다니는 낮은 하상유지공(Sohlenstufe)


문: 이자강에 있는 하상유지공의 높이는 대략 어떻게 되는가?

답: 50-60cm 정도, 대부분 1m 이하다. 뮌헨에서 가장 높은 것이 3.7m인데 뮌헨 북쪽 끝에 있는 다리 밑에 위치해 있다.

문: 미안하지만 다시 한번 묻겠다. 그것은 보(Staustufe)가 아닌 것이 확실한가?

답: 보가 아닌 것이 확실하다.

문: 강물을 풍부하게 가두고 남는 물은 하류로 흘려 보내는 보가 있기 때문에 이자강이 깨끗하다는 의견이 있다. 그에 반해 “보는 수질을 악화시킨다”는 아까 당신의 말을 다시 한번 확인해줄 수 있는가?

답: 보는 수질을 향상시키지 않는다. 물을 막아 유속을 느리게하므로 수질이 도리어 나빠진다. 강물은 자연스럽게 흐르게 둬야 한다. 그래야만 강 내외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물의 자정능력이 가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인간이 자연을 자기가 바라는 대로 조정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오류였다는 걸 깨달았다. 인간의 능력으로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시대는 지났다.

문: 미안하지만 또 한가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다. 보의 건설이 수질을 악화시킨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이 있는가?

답: 글쎄…

문: 그것이 오늘의 독일 사회에서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라서 그런 언급이 없는 건가?

답: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

문: 그런 문장이 실린 문건을 독일 어느 관청에 가면 구할 수 있나?

답: 독일 연방환경부이나 각 주정부 환경부에 문의해 보면 연구 보고서나 홍보용 정보지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문: 감사드린다. 안녕히!

답: 앞으로도 질문이 있거나 자료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연락하시기 바란다. 아우프 비더젠(안녕히)!


며칠 후에 나는 독일연방 자연보호청에서 내가 원하던 자료를 구했고, 아울러 독일연방 환경부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작한 “21세기의 물”이라는 학습교재지를 접했다. 거기에는 유럽연합 물관리 기본지침(독어 Europäische Wasserrahmenrichtlinie, 영어 Water Framework Directive)이 쉽게 설명되어 있었다. 2000.12.22일부터 효력을 발생한 유럽연합 물관리 기본지침은 하천의 고유한 형태와 자연이 만든 물길을 길이 보전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 유럽연합 물관리 기본지침의 목표는 유럽에 있는 모든 강, 호수, 바다를 “자연에 최대한 근접한, 생태적으로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고, 2015년까지 목표를 실행하지 않은 나라에게는 막대한 벌칙금이 매겨진다. 또한 이를 각국의 국내법에 적용하고 실행함에 있어 모든 계획을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한 후,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해야 한다고 못박고 있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강”에 대한 설명으로서, 인공적으로 준설된지 않아서 물의 깊이와 강변의 모양이 자연적으로 깊고 얕고 들쑥날쑥한 강, 물길을 보로 막지 않아 상하류 생태계의 소통이 가능한 강, 강변 여울과 범람지가 충분히 존재하는 강, 더러운 오폐수나 오염물질이 유입되지 않아서 물이 깨끗한 강, 과거에 건설했던 인공구조물을 제거하고 재자연화공사를 실행한 강 등을 들고 있다.

같은 내용을 다루는 교사용 정보지는 (독일에서) 식수로 쓰이는 지하수와 하천이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키며, 그런 이유에서 자연하천을 보존하는 행위와 인공하천을 자연하천으로 복원시키는 행위는 우리 인간의 안위에 꼭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하천이나 개천을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주민들에게 입양시키는 제도를 만들어 주민들이 책임 맡은 강 구간을 제 자식처럼 살뜰하게 돌보고 감시하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즉 내 나라 하천의 안위는 곧 나의 책임이라는 것을 독일에서는 어려서부터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측에선 실지로 이자강에 와서 조사라도 해본 후에 “이자강에 보가 있어서 물이 깨끗하다”며 본보기로 삼은 걸까? 그때 수리학 전문가가 눈으로 보고도 이자강의 하상유지공을 보라고 거짓말을 한 것인지, 아니면 전문가가 하상유지공과 보를 구별하지 못한 것인지 난 알 길이 없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이렇게 어마어마한 혈세를 쏟아붓는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이 안일하게 책상에 앉아서 구글을 두드려 얻은 정보에 의존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인지, 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의심들은 나를 슬프게 만드는 것이어서 나는 대부분의 사대강사업 실무자들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이런 이상한 일도 일어나는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진정한 이해를 건네본다.

크고 작은 하천의 재자연화 공사가 유럽 전역에서 한꺼번에 일어나도록 이끄는 유럽연합 물관리 기본지침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불철주야 밀어부치고 파헤치는 우리나라 사대강 공사를 보고 있자니 앞날이 막막하고 소름이 끼친다.


일반 참고자료

재자연화 공사가 진행중인 이자강 웹캠 (마지막 구간이 마무리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http://www.panterratv.de/a3/wp/isar-/isar-01.jpg

이자강 재자연화 공사를 설명하는 동영상 (복원공사 이전의 모습이 담겨 있다)
http://www.mediathek.bayern.de/videos/wasser/neues_leben.htm

독일 바이에른 주의 물관리 원칙에 관한 동영상 Lebensadern Wasser
http://www.mediathek.bayern.de/videos/wasser/lebensadern.htm


전문 참고자료


이자강 위키페디아 (오른쪽 박스에 유속, 유량에 관한 상세 정보 수록)
http://de.wikipedia.org/wiki/Isar

뮌헨 수자원 관리청의 이자강 재자연화 공사에 대한 자료
http://www.wwa-m.bayern.de/projekte_und_programme/isarplan/index.html

이자강 재자연화 공사에 대한 기고문
http://www.wwa-m.bayern.de/projekte_und_programme/isarplan/doc/erlebnis_isar_dwa.pdf

이자강 재자연화 공사 도면 Gesamtplan
<http://www.wwa-m.bayern.de/projekte_und_programme/isarplan/doc/gesamptplan_250.jpg>

“21세기의 물” Wasser im 21. Jahrhundert 학생용
<http://www.bmu.de/files/pdfs/allgemein/application/pdf/wassser_de_schuelerhefte.pdf>

“21세기의 물” Wasser im 21. Jahrhundert 교사용
http://www.bmu.de/files/pdfs/allgemein/application/pdf/wasser_de_handreichung.pdf

칼스루에 공대 수리학과 강의록 Umdruck zur Vorlesung Wasserbau, Hochschule (Karlsruhe Wirtschaft und Technik, Prof. Dr.-Ing. Norbert Eisenhauer)
http://www.ab.hs-karlsruhe.de/VAW/02_lehre/02_1_vorlesung/folder.2009-03-04.2427188535/file.2009-09-08.4234688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