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래간만에 재밌는 글을 쓰려고 맘속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번역연대에서 번역하는 틈틈이 “우리 남편은 변태인가 보다. 저 혼자 비디오를 보면서” 라고 시작하는 글을 입속으로 되뇌이며 나 혼자 시시덕거렸다.

그러다가 나는 보고 말았다. PD수첩 “사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사실 어제부터 그게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렸는데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혹시나 해서 베를린리포트에 들락거린 보람이 있어서 지금 금방볼 수 있었다. 내용이 윗선의 개입으로 가지를 친 것이라고 해도 참 어마어마한 내용이었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보고도 무섭지 않나? 그런 공사의 결과는 오늘 내일이 아니라 몇년 후에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해서는 걷잡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가? 인터넷 시대에 살면서 외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눈 뜨고도 보지 못하는가?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입이 부르트도록 떠들어도, 손가락이 닳도록 자판을 두드려도 실감이 안 나는가? 그러는 내가 거짓말 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또 하나의 거짓말꾼으로 보이나보다.

그럼, 또 하나의 거짓말꾼일 수도 있는 나를 믿지 못하겠으면 독일사람들이 자기네들끼리 쓴 공문서, 전공책이라도 한번 읽어보렴. 누구나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면 다 한번씩 읽어보라고 몇몇 사람들이 생업을 미루고 식사를 거르고 밤잠을 설쳐가며 번역했다네. 우리 한국사람들끼리 하는 말을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한번 보시라고. 독일에서 인간이 오늘처럼 깨이기 전인 150년 전부터 해왔던 하천공사를 지금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 그 공사로 인해 어떤 일이 일어났길래 지금 모든 유럽이 단결해서 자연으로 되돌리려고 하고 있는지. 내 말은 안 믿어도 좋으니 제발 한번 읽어보시라고….

번역연대에 한번 가보세요. PD수첩에서 하는 말이 괜히 겁주는 헛소문인지 아닌지 직접 한번 확인해보세요.

번역연대

베를린리포트에 가시면 PD수첩 동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주일에 국토해양부에서 고발하고 방송국 사장이 금지해서 방송시간 두 시간 전에 내렸던 방송입니다. 격렬하게 투쟁하고 일부 타협해서 이번에 방영될 수 있었습니다.

http://www.berlinreport.com/bbs/board.php?bo_table=free&wr_id=67286

이걸 본 첫 감상을 저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참 슬프군요. 한두 사람도 아니고 저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도 배운 사람들이 군말없이 동조하니까 이런 기상천외한 일도 가능하겠지요. 저렇게 단체로 양심을 파는 사회에서 양심선언을 한 김이태 박사님이 더욱 존경스럽게 느껴집니다. 안녕하신지 어쩐지 걱정스럽네요.


누구 한 사람이 미운 게 아니라 우리 전체에 대한 반성과 회의가 밀려와서 절망스럽군요. 마음속에서 비가 내리는 참담한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