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독일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관객보다는 평론가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같이 건조하고 불친절한 것이 나의취향에 맞지 않았고, 또 보고나선 어딘가 석연찮은 구석이 꼭 남아서 내가 무엇을 놓친 것은 아닐까 늘 찜찜했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주말에 공휴일이 연이은 황금연휴를 맞아 장을 보러 갔다. 주말의 식단을 계획하지 않았으므로 대강 이것저것주워담았다. 마침배추가 나왔길래 반갑게 집어들었다.
뮌헨을 관통하는 이자 강은 알프스에서 흘러내려오는 빙하로 초록색을 띈다. 이 이자 강에서 갓줄기가 빠져나와 영국공원을휘돌아 흐르다가 다시 본강으로 합치는데 이름이 아이스바하(Eisbach)이다. 얼음의 냇물이라는뜻이다. 과연 물이 얼음처럼 차갑고 물살이 굉장히 빠르다.
2007년은 현대미술계에 있어 특별한 해이다. 매년 있는 바젤 아트페어(스위스), 격년제인 베니스 비엔날레(이태리), 5년주기의 카쎌 도쿠멘타(독일)와 10년에 한번씩 열리는 뮌스터 조각전(독일)이 겹치는 해이다.
내가 추억과 기억을 더듬에 베니스에 대한 설명을 드리는 사이에 우리를 태운 버스는 어느덧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보덴제라는거대한 호숫가에 위치한 브레겐츠 미술관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