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공간에 대한 평가가 변한다. 예전에 근사하게 여겨졌던 공간이 갑자기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와 전혀 상관 없을 것 같던 공간에 유난히 자주 발길이 닿는 일도 생긴다.
베를린리포트에서 토론하며 제가 쓴 글을 옮깁니다.
나는 암만 바빠도 매일 김진숙과 김여진의 트위터를 들여다본다. 한진중공업에서 고공농성하는 김진숙을 강제진압하려는지 감시하기 위해서다.
김진숙이 크레인에 올라간지 200일이 넘었다. 태양을 막을 도리가 없는 크레인 위는 철벽에 살이 닿으면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겁다고 하는데 회사에선 선풍기를 돌릴 전기마저 끊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했던 지난 5월, 나는 집으로 배달되어온 ‘‘교포신문'‘을 펼쳐보다가 놀라서 신문을 떨어뜨릴 뻔했다. 이럴 수가 있나?
머지 않은 장래에 4대강 사업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은 기정사실일 것이다. 그간 정부를 위하여 4대강 사업을 뒷받침하는 이론을 제공하고 협력한 학자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그것을 한국수자원학회에선 벌써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11일, 대한민국에 기적이 일어났다. 노동자와 상관없는 사람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김진숙을 살리기 위해 뭉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