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9, 2011

(우리의 글) 너네는 되고 우리는 안 돼?

나는 인터넷을 잘 활용할 줄 모른다. 늘상 들어가는 메일 확인만 끝내고 나면 거기에 무지막지하게 떠오르는 연예인들 기사나 가십거리 제목만 확인하고 나오는 정도가 내 수준이다. 그런데 며칠 전, 그날따라 누군지 모르지만 옷을 요란히 벗은 여배우 옆에 ‘북한 45층짜리 아파트 부실공사 확연히’라는 큼지막한 기사 제목이 얼른 눈에 띄었다. 기사에 실린 사진 두 장은 흐릿한 흑백사진으로 공사중이라는 것말고는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었다. 기사 제목과 내용은 사진으로 보아 멀리서도 한눈에 부실공사임을 알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기사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된다. 북한의 살림집 건설공사가 초스피드로 진행되고 있다. 45층짜리 고층아파트 골조 공사를 3개월만에 끝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할 정도다. 물론 부실공사다. 이런 걸 보고 데자뷔라고 하나? ... Read more

September 22, 2011

(우리의 글) 묘한 블러그의 묘한 사진 – 허무맹랑한 준설논리

요즘 인터넷 상에 한국 하천의 인공위성 사진을 잔뜩 모아 둔 묘한 블러그(*1)가 나타났다. ‘옛사진으로 진단하는 4대강 문제’라는 이름의 이 블러그가 묘한 이유는 거창한 이름과 달리 포스팅 된 글이 단 하나 뿐이고 왜곡된 그 사진들이 ‘사실’로 둔갑하여 사람들을 통해 인터넷상에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블러그와는 달리 주인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다. 단지 4대강 살리기 본부 공식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는 링크가 있을 뿐이다. 이 블러그는 우리나라 강에 오랜 세월 퇴적된 모래 때문에 강물이 줄었으므로 준설을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그 사진들이 교묘히 편집되었다는 데 있다. 다음의 사진은 그 중 하나인데 이 부분만 보면 정말 우리나라 강에 모래가 물보다 많은 것 처럼 보여진다. ... Read more

September 6, 2011

(우리의 글) 배워봅시다 ! - 보 건설 후 지하수위와 하천수위

보를 건설한 후 지하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요? 사실 지하수면의 변동이란 그림을 안보고는 이해하기가 좀 어렵죠. 그래서 여기에 좀 풀어써봤습니다. 제가 원하는 바가 담긴 그림을 구글에서 찾지 못하였기에 그냥 옛날에 제가 공부하던 책을 꺼내 스캔 떠버렸습니다. 화면상태가 구차한 점은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의 그림은 우기와 건기의 지하수면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진한색 부분이 지하수인데 그 왼쪽 끝쪽에 위치한 하천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유심히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수면은 하천수면과 손을 잡듯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건기에 하천수면이 떨어지면 지하수면도 떨어집니다. ... Read more

September 4, 2011

(우리의 글) 국토부 해명자료의 비참함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상대와 싸워야 할 때, 비참하다. 슈퍼플라이급이 헤비급과 한 링에 서서 한 방에 경기를 날리면 허탈할 것이다. 그런데 나와 상대가 안 되는 자와 싸우는 것은 끔찍하게 더 비참할 것이다. 윤리 의식까지 발동하여 상대에게 한 수 한 수 가르쳐가며 싸워야 할 것이니 몹시 어려울 것이다. 국토해양부에서 베른하르트 선생님를 향해 ‘해명 자료’를 발표했다. 이 ‘해명 자료’는 한 나라의 정부에서 다른 나라의 개인에게 맞서 발표한 ‘해명’이다. 중국 지방 정부에서 고구려를 중국 역사로 편입시켰을 때에도 해명 자료를 내지 않았던 우리나라 정부가 독일의 한 학자 분에게 ‘해명 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얼마나 원통하면, 고구려라는 나라를 우리 역사에서 잃어 버려도 ‘해명’이나 ‘반박’ 자료를 내지 않는 우리 정부가 베른하르트 선생님 때문에 무슨 엄청난 손해를 입었다고 ‘해명 자료’를 발표했단 말일까? ... Read more

September 1, 2011

(우리의 글) 자연이 자연답고,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공간

살다 보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공간에 대한 평가가 변한다. 예전에 근사하게 여겨졌던 공간이 갑자기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와 전혀 상관 없을 것 같던 공간에 유난히 자주 발길이 닿는 일도 생긴다. 아이를 낳아 길러본 사람들은 이런 경우를 경험했을 것이다. 암만 멋있고 예술성이 있다고 소문난 곳이라도 데리고 간 아이들에게 불편한 공간이면 금방 자리를 뜨는 수밖에 없다. 별볼일 없는 장소라도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동 시에 남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마음이 편해서 자주 찾게 된다. ... Read more

August 26, 2011

(우리의 글) 진정 <독일 베른하르트 교수의 4대강 발언은 사실 왜곡>인가?

지난 8월 19일 대한민국 국정홍보 사이트인 ‘공감 코리아’에 독일의 베른하르트 교수를 반박하는 기사가 올라왔다. 제목은 국가의 공식기관이 사용하는 용어치고는 참으로 진중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물씬 풍기는 ‘..4대강 발언 ..사실왜곡’. 제목보다 더 참담한 것은 본문 내용이다. 그 반박 논리가 참으로 허술하고도 빈약하여 급조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 전문이다. <독일 베른하르트 교수의 4대강 발언은 사실 왜곡> 국토해양부 4대강추진본부는 한스 헬무트 베른하르트 독일 칼스루헤대학 교수가 4대강사업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며 19일 해명자료를 냈다. ... Read more

July 20, 2011

(우리의 글) 역행침식이라는 용어에 대한 단상

4대강 준설의 부작용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역행침식’이라는 용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역행침식이란 강 본류의 수위가 준설이나 기타의 이유로 낮아지는 경우, 본류로 흘러드는 지천 수위와의 낙차가 커져서 물이 더 빠르고 세차게 떨어지면서 강바닥과 강기슭 끊임없이 저절로 무너져 내리고, 이렇게 시작된 침식이 상류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계속 확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 용어는 번역연대가 작년 11월 헨리히프라이제 박사가 추적60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지적한 Rückschreitende Erosion 현상, 영어로는 retrogressive erosion 이라 부르는 현상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이 상당한 논의를 거쳐 정한 용어다. 논의가 필요했던 이유는 ‘두부침식’이라는 업계(?) 전문용어 때문이었다. 그리고 번역연대는 감히 ‘역행침식’을 고수했다. 그리고 ‘두부침식’을 괄호 안에 넣어주는 것도 사실 잊지 않았다. ... Read more

July 18, 2011

(번역) 홍수조절과 살아 있는 범람원

유럽 최대의 수로인 라인강 상류에는 한국의 사대강과 마찬가지로 여러 개의 보가 연속으로 지어진 구간이 있다. 100년 빈도의 홍수가 2-3년에 한 번씩 일어날 정도로 점차 심각해지는 라인강 홍수의 원인이 바로 이 연속보에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었다. 그러나 프랑스와의 외교문제 및 민영화에 따르는 갖은 계약이 복잡하게 얽혀 이제는 보를 파괴할 수도 없는 현실이다. 라인강변에 위치한 많은 공업지대, 산업도시들을 홍수의 위험에서 지키기 위하여 독일 정부에선 첨단의 과학기술을 동원한 ‘통합 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라인강을 가능한 한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돌리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정부 산하 프라이부르크 행정청에선 ‘통합 라인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시민의 협조를 구하기 위하여 이 동영상을 제작했다. 이 동영상은 지금 우리가 4대강사업을 막지 못했을 때 우리 후손들이 필히 벌여야 할 사업을 미리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http://www.rp.baden-wuerttemberg.de/servlet/PB/menu/1188090/index.htmlj Hochwasserschutz und lebendige Auen - Das IRP als Film (Regierungspräsidium Freiburg, 2010; Laufzeit ca. 15 min) 2010년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정부 산하 프라이부르크 행정청 홍보부 제공. 길이 약 15분. ... Read more

July 8, 2011

(번역) 운하반대 전국교수모임이 유넵에 보내는 편지

머지 않은 장래에 4대강 사업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은 기정사실일 것이다. 그간 정부를 위하여 4대강 사업을 뒷받침하는 이론을 제공하고 협력한 학자들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그것을 한국수자원학회에선 벌써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4대강 주변에 그런 학자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2,500여명의 교수들이 운하반대교수모임을 만들어 꾸준히 사대강사업에 반대하는 이론을 펼쳐왔고, 사대강사업을 막기 위하여 음으로 양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예를 들어 4대강사업을 ‘녹색성장’으로 인정한 유엔환경계획(UNEP)에 꾸준히 편지를 보내서 진실을 알리고 시정을 요구해왔다. 최근에 독일의 베른하르트 교수가 UNEP의 슈타이너 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수리학 전문가로서 한국의 4대강 사업에 관하여 심각한 우려를 피력했다. 운하반대교수모임에서도 UNEP의 슈타이너 총장에게 다시 한번 서한을 보내 “한국 4대강 사업의 목표와 접근방식 및 그것이 귀하가 대표하는 중요한 유엔기구의 국제적 사명에 합치하는가 하는 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하 서한 전문 (번역연대)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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